바야흐로 가을 웨딩 시즌을 앞둔 특급 호텔에서 화려한 웨딩 페어를 앞다퉈 개최하는 시기가 왔다. 누구보다 시즌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웨딩에디터는 특히나 페어에 참석하는 일이 잦은데, 작년과 다른 올해의 특징을 찾아냈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한결같이 수입 드레스 쇼를 여는 것이다. 신부들이 수입 드레스를 선호하는 것이야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이렇듯 웨딩페어 마다런 웨이를 펼쳐놓는 것을 보니 그 수요가 많아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결혼식을 올린 에디터의 친구가 ‘나도 저렇게 멋진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면’하는 생각에 수입 드레스 숍을 찾았는데 대여 비용을 듣는 순간 ‘억’소리가 입에서 절로 터져 나왔단다. 베라왕, 오스카드라렌타, 림 아크라, 암살라, 케네스풀 등은 해외에서도 상위 1%의 예식에 등장할 정도인 고가의 브랜드로, 판매가격만 8천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 사이를 호가한다.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직접 구입하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결혼식을 일회성 이벤트로 여기기 때문에 수입 드레스도 판매가보다 낮은 비용에 대여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웨딩홀에서 한 번에 준비하는 토털 비용이나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비용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일반신부들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사회적인 지위가 있거나 해외 문화에 익숙한 신부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전문직 여성들이 이들 드레스를 선호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기 때문에 드레스 숍에서는 높은 가격을 부를 수밖에 없다. 파티가 생활화되어 있는 외국에서는 자신의 취향과 예산, 라이프스타일에 맞춰드레스를 구입한다.

일상복이 아닌 만큼 비용이고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구입한 드레스는 훗날 딸에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리폼해서 손녀에게까지 선물하니 멋진 드레스에 추억까지 담아 더욱 가치 있어진다. 이렇듯 구조부터 다른 두 문화사이에서 드레스대여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겠지만 거품을 줄일 방법은 있다.

유명 디자이너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드레스를 입어보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보자. 또 유명 디자이너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기면서도 보다 대중적인 세컨드 브랜드를 수입하는 업체도 많으니 사전에 알아보고 방문하자.

일부 수입 드레스 숍이 해외 드레스와 국내 드레스를 교묘하게 섞어서 진행하는데 이 둘이 가격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곳을 택해야 비싼 비용을 내고도 감쪽같이 속는 일이 없다. 그 다음 자신이 선택한 환상의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버진 로드위를 걸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