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모든 신부들이 전통 관례복인 신부의 녹의홍상, 즉 연두저고리에 다홍치마를 결혼예복이나 한복으로 입어왔다.
하지만, 요즘 결혼을 앞둔 신부들은 다양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만큼 결혼한복에 대한 취향과 욕구도 다양해져, 여러가지 디자인과 색상의 한복을 선택하려 한다.
그중, 하나가 '색동' 한복 디테일이다. 원래 색동은 미혼의 어린아이들이 저고리 소매와 섶등에 사용했던 디자인 요소로 흑색을 제외한 오방색과 간색을 함께 사용했다. 색동은 단순히 미적 요소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다. 사방의 악귀를 쫓는 벽사의 의미와 남은 옷감을 조금의 남김없이 알뜰하게 사용하려는 우리조상의 지혜가 엿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색동은 어떠한 의미를 가진것이 아닌 디자인 요소로만 사용될 뿐이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오방색, 원색이 아닌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명도의 차이만 두는 톤온톤, 차분한 컬러를 사용하는 톤다운 등 다양한 배색기법을 사용한다.
더불어 소매전체를 색동으로 했던 기존 한복과 달리 변화를 주었다. 소매의 일부분, 어깨, 섶 등에 포인트로만 사용되거나, 어머니 한복에는 깊은 색감들을 배열해 멋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물론 전통도 중요하고, 보존도 중요하다. 분명 색동은 어린아이들의 요소이기때문에, 어른들의 한복에는 사용하지 않는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꼭 그대로 계승하는 것만이 전통문화를 올바로 전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불어 "전통의 것을 새로이 해석해 다양한 모습으로 재 창작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작업이며, 반드시 해야하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 전통의 모습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전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현대적 감각과의 세련된 접목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신, 구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한복 디자이너들도 세계 패션 컬러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다양한 미술작품 등을 접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유행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유행이란, 어느 한 디자이너의 창작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치 감기와도 같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감기에 걸려 있듯, 자신도 모르게 유행에 따라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전통만을 지키기를 강요한다면, 그것은 곧 골동품 또는 박물관 속의 역사적 유물이 되고 만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현재와 함께 흘러가야 하고, 그걸 도와주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의 몫"이라고 말했다. |